기독교적 웰다잉…감사하고 봉사하는 삶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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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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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인구 1000만 시대, 해피엔딩을 찾아서
<상>웰다잉, 행복한 죽음을 준비하는 법
경기도 성남시 금광교회 시니어 성도들이 지난 4일 교회에서 열린 ‘해피앤딩학교’에서 율동을 따라하고 있다.

교회에 들어서자 스피커에서 흥겨운 트로트 음악이 흘러나왔다. 경기도 성남시 금광교회(김영삼 목사)의 시니어부 성도 70여명은 무대 앞 인도자를 따라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구성진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성도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금광교회는 교회 어르신을 위해 시니어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밀알복지재단은 지난 25일까지 교회와 함께 4주간 ‘해피엔딩학교’를 개최했다.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가 지난 4일 ‘웰다잉’을 주제로 강의를 했다. 정 상임대표가 단상에 올라 “목사 안수를 받았지만, 목회는 하지 않고 복지사 일을 하고 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정 대표는 ‘노인복지환경의 변화’ ‘인간다운 삶’ ‘성공한 노화’ ‘의미있는 죽음’ ‘감사와 봉사의 삶’ 등에 대해 강의했다. 또 산업화에 따른 경제성장으로 삶의 질은 상승했지만 국가는 초저출생과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현실을 꼬집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943만5816명으로 전체 인구의 18.4%를 차지한다. 앞서 2022년엔 건국 이래 최초로 고령 인구가 90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노인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2025년엔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 대표는 무엇보다 행복지수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을 인용해 “소득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다”며 “외모와 명예 모두 완벽한 사람보다 보통 수준에 조금 못 미치는 사람이 느끼는 행복지수가 높다”고 설명했다. 많이 소유한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에서다.

정형석 상임대표가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조건으로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꼽았다. 정 대표는 “북유럽 사람의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는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며 “내가 가진 것과 타인의 소유를 비교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웰다잉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감사하는 태도를 갖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감사가 없는 인생은 결코 행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없다”며 “감사할 때 행복지수도 높아지고 성경적인 웰다잉을 준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정숙(72)씨는 2021년 남편의 전립선암 진단 이후 수개월간 투병을 옆에서 지켜보며 죽음을 바라보는 가치관의 변화를 경험했다. 고통스러운 항암치료와 중환자실 생활, 그리고 요양병원에서 삶을 마무리하는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이씨에게 슬픔과 공허함을 가져다 줬다.

30년간 불교 신자였던 이씨는 해피엔딩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기독교적 죽음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남편이 먼저 떠난 후 내 미래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이제는 장례식 같은 형식적인 것들이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대신 살아있을 때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며 살고 싶어요.”

박영자(80)씨는 강의를 듣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게 됐다고 전했다.

박씨는 “나이가 늘다보니 항상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살아왔는데 이번 계기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게 됐다”며 “평소에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태도를 돌아보고 천국 소망을 되찾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이기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앞으로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네요. 하나님이 언제 어떻게 데려가실지 모르니 내 중심적인 태도는 내려놓고 하나님의 시선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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